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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8.8~ 8.29 

11:00 ~ 19:00

황금향 
서울 은평구 서오릉로8길 13, B101

B101, 13, Seooreung-ro 8-gil, Eunpyeong-gu, Seoul, South Korea


서문  황지원

Text  Jiwon Hwang


사진  최철림

Photo Chul-lim Choi​



 

00에서 다시

황지원

 

반복은 우리를 안심시키는 대신, 되풀이될수록 완결 불가능성을 드러낸다. ‘다음’라는 희망적 명령은 늘 같은 자리로 돌려보내는 회전문에 가깝다. 그 문을 통과할 때마다 우리는 과거의 자신을 스쳐 지나가지만, 결코 같은 사람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불안은 종결을 가장한 재시작의 구조 속에서 꿈틀거리는 배경음악처럼, 낮게, 때로는 날카롭게 감각을 흩뜨린다.

 

따라서 반복은 달래기보다 증폭을 택한다. 100을 지나도 여전히 첫 장을 넘기는 듯한 착각은 유머 혹은 신경증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평온을 약속하듯 부풀려진 희디흰 알갱이는 가까워질수록 은근한 압박감을 드러낸다. 통증을 잠재우려 삼키던 충동이 오히려 불안을 현존화하는 순간, 우리는 멍하니 선 채 신체의 무게를 새삼 확인하게 된다. 반복은 이렇게, 끊임없이 제자리를 맴돌며 감각을 예민하게 벼린다.

 

“아무것도 없어야 하는 때에 여기 어째서 무언가 있는가?

무언가 있어야 하는 때에 어째서 여기 아무것도 없는가?” *

 

청각과 시각의 경계에서 탐색해보라. 익숙한 패턴 속에 숨어 있는 미세한 파열, 그 파열이 만들어내는 잔향(殘響), 그리고 끝내 결말에 이르지 못하는 루프 자체가 하나의 감각적 공간으로 펼쳐질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완전함에 도달하지 못한 체험을 끝없이 되풀이한다. 문턱을 나서는 순간에도 낮은 배경음악은 뒷골을 간질 것이며, 일상의 루프는 이전과는 다른 리듬으로 다시 재생될 것이다. 불안은 이렇게 (종료와 기시감을 동시에 품은 채) 끊임없이 새로 시작된다.

* 마크 피셔,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 안현주 역, 구픽, 2019. p.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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